조사 거부는 권리다

JBtracer 2025. 7. 18. 22:12

「2025.07.14. 연합뉴스」

  윤 전 대통령 관련하여 특검이 강제구인을 시도하는 등 서로 갈 데까지 가는 모양새다. 윤 측은 그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특검은 그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이렇듯 당사자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는 우리가 답을 내줘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이란 아주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것이라야만 한다. 그리하여 내가 별 자격은 없지만서도 우리네 사람들을 대표해 아주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런저런 논리를 검토해 보았는데, 그 결과 조사거부는 피의자의 권리라는 답을 얻었다. 이에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판단을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2025.07.14. 채널A 보도」

  특검은 구속영장이 강제조사를 포괄하는 효력을 가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인신구속이라는 조건을 조사라는 필요에 결부시켜 전제하는 교묘한 수법이다. 일반의 시각에서 특검의 주장을 들으면 강제로 구속이 되었으니까 당연히 조사도 강제로 받게 할 수 있는 거지하는 편견을 자연스레 갖게 된다. 자기도 모르게 구속=조사를 위한 것이라는 잘못된 공식으로 유도되는 것이다.

「2025.07.10. 국민일보 보도」

  윤 전 대통령이 구속된 주된 사유는 증거인멸의 가능성이었다. 구속영장은 특검에게 피의자를 강제로 인치해 조사하라는 취지로 발부된 게 아니다. 그러므로 구속영장을 이유로 조사를 강제로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수긍하기 어렵다.

「형사소송법 」

  법을 보아도 구속의 사유는 재판을 전제하고 있을 뿐이다. 재판에 회부될 피의자가 사라질 위험이 있거나 재판에서 사용될 증거나 증언이 인멸된 위험이 있거나 추가범행이 우려될 경우 사전적으로 구속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구속이 조사에 응할 의무를 부과한다고 볼 법 문언은 정말로 없다. 구속의 사유로 규정되지 않은 목적을 위해 구속영장을 쓰겠다는 건 민생쿠폰을 북한 장마당에서 쓸 수 있다는 것과 같은 황당한 주장이라고 보일 뿐이다.

「형사소송법」

  나아가, 모든 피의자에겐 진술거부권(묵비권)이 있다. 진술거부권은 자격이나 이유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냥 진술을 거부하고 싶으면 그만이다. 그리고 조사는 진술을 받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조사를 거부하는 피의자는 진술 거부 의사를 밝힌 것과 똑같다. 불출석 의사를 밝혔으면 그 피의자는 진술 의사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조사가 강제되어봐야 조사는 이루어질 수 없다. 특검은 진술을 거부하면 그 태도라도 기록해 불리한 양형자료로 쓰겠다며 조사를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우리 사법상 그런 목적의 조사는 허용되지 않는다. 그런 조사가 허용되면 그건 사실상 진술거부권을 무력화시키는 결과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진술을 거부하면 불리한 기록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은 형사소송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헛소리다. 그런 건 법원에 낸다고 한들 쓰레기통에 들어갈 것이다.

「형사소송법」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언동을 기록한 모든 서류는 피고인이 증거사용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재판에서 사용할 수 없다. 수사기관에겐 객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이 고문하고 기망해서 가짜 진술과 증거를 만든 일이 너무 많아서 법은 수사기관 작성 서류는 피고인이 거부하면 배제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니까 특검이 구구절절 뭘 적어내든 윤 측이 증거사용에 부동의하면 하나도 사용될 수 없다. 현재 공범자들의 번복진술도 마찬가지다.

「2024.09.22. 연합뉴스 보도」

  공범의 진술조서는 공범관계에 있는 사람이 동의하지 않으면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 , 김성훈 전 경호처장이나 여타 피의자들의 진술조서 일체는 윤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판사가 볼 수도 없을 것이다. 내 주관이 아니라 법이 그렇다. 이 역시 수사기관이 공범 혐의 씌워서 이간질시키고 허위진술 종용하는 양아치짓을 너무 많이 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

  언론은 윤 측의 조사거부에 대해 "국민이라면 누구나 따라야 할 형사사법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고 선전하며 특검에게 힘을 실어준다. 그러나 사실은 반대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거부할 수 있는 조사(진술)가 강요되고 있는 것이다. 사법이 강요할 수 있는 건 판결 뿐이다. 사형을 때리든 무기를 때리든 하는 건 사법의 권리지만, 피의자가 조사를 거부하는 건 그의 권리다. 고로 특검의 강제조사 시도는 잘못이다. 특검이 해야할 일은 피의자가 거부하는 진술을 강제하는 게 아니라 물증을 확보하는 것이다. 통화기록, CCTV, 사건 당시 작성된 문서 등등. 그러나 그건 기존에 검경의 압수수색으로 이미 다 한계치까지 확보가 되었다. 그래서 특검이 조사에 집착하는 것이다. 더 이상 할 게 없는데 뭐라도 해야 하니까 보여주기식에 천착하게 된 것이다. 그건 사실 우리의 잘못이다. 우리가 그런 쓸모없는 수사에 박수를 쳐주고 역성들어준 탓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다 미숙했던 시절, 우리는 박영수 특검과 윤석열 특검에게 열광했었다. 우리는 그로부터 배웠다. 특검은 마귀의 모습을 하고 오지 않는다. 정의로운 영웅의 모습을 하고 온다. 거기에 속으면 불행한 역사를 반복하게 된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 그러려면 뭐가 안이고 뭐가 밖인지 알아야 한다. 특검의 본질은 무엇인가? 특검은 사회적으로 대세가 기운 상황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들은 어려운 일을 하는 게 아니다. 거악에 맞서는 게 아니라 이미 쓰러진 괴물의 목을 치는 망나니 역할을 맡은 것일 뿐 특검에게 어떤 본질적인 공이 있는 게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안 그러면 특검은 공명심에 눈이 멀어 똥오줌조차 분간하지 못하게 된다.

「2025.07.16. 동아일보 보도」

  실제로 특검은 자신들의 헛짓거리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정당국에게 칼을 겨눴다. 특검이 정상이 아니라는 또 하나의 증거다. 인지상정에 비추어볼 때 법 전문가가 아닌 일선 교정직 공무원들이 만나본 적도 없는 특검의 원격 지시에 따라 대뜸 전직 대통령의 신체에 강제력을 행사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구치소 앞엔 연일 윤 어게인을 바라는 강성 지지자들이 죽치고 있고, 더욱이 현재는 상관의 지시에 무조건 따랐다간 골로 간다는 인식이 만연한 시기이기도 하다. 특검은 그런 현실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무더위에 고생중인 우리의 제복근무자들을 겁박하며 사지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나는 종종 교정당국을 비판하지만, 나의 비판엔 한 식구로서의 애증이 담긴 것이다. 나는 특검이 교도관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면서 교도관들을 굴복시키려는 데에 화가 난다. 비록 교정당국이 미얀마 군부나 하마스 수준으로 무능하고 허접한 건 사실이지만, 특검이 막해도 되는 천치 꼬붕은 아니다. 그리고 교정당국은 안 한게 아니라 못한 것이다. 안 하려면 능력과 의지와 용기가 필요한데 교정당국에겐 그런 게 없다. 그러니까 교정에게 책임을 물어선 안 된다. 내가 현장에서 본 바, 지금 교정 민심은 특검에 부득부득 이를 갈고 있다. 특검은 그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자, 이제 이야기를 마무리할 때가 되었다. 우리는 강제구인을 쟁점으로 당위를 따져보았다. 그 결과 특검에게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혹자는 물을지 모른다. 그래서 윤석열이 옳다는 것이냐? 그렇지 않다. 윤 전 대통령은 지금 자신을 향한 특검의 수사방식을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인생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어두운 검찰 문화와 살인적 수사 관행을 만드는 데 썼다. 그가 지금의 특검을 맡았다면 더 하면 더했지 덜 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가 특검에 물어 뜯기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통쾌함을 주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게 정의가 아니라는 것도 사실이다. 고문기술자를 고문하면 그게 정의일까? 잘못된 행동을 한 사람을 잘못된 방식으로 고통주는 건 정의가 아니다. 그건 그냥 가해다. 특검은 지금 가해를 하고 있다. 그들은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 걸 알면서 그렇게까지 하고 있다. 분명 더 정당하고 타당한 방법으로 공소유지가 가능함에도 피의자의 고통을 즐기고 힘을 과시하며 공명심을 채우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런 수사는 누구에게도 용납될 수 없는 것이고, 나는 그 점을 지적한 것이다. 판단은 물론 우리 각자의 몫이다. 나는 다만 여러분이 설득되길 바랄 뿐이다. 합리적인 수사문화가 정착되길 희망하며, 아인슈타인 옹의 명언으로 끝맺어 본다.

              “우리는 실제 진실을 알려고 해야 한다. 우리가 바라는 그런 진실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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